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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판다의 자대이야기 - 미사편

판다(panda) 2009. 10. 26. 00:00

여기서 미사란.. 카톨릭 신앙생활의 중심을 이루는 종교의식이 아니고..
예상하셨듯이..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 줄임말입니다;..

제가 막 이등병 달고 자대에 왔을때였습니다..

그날 당직사관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공군 김중위님..

일석점호하기 직전에.. 김중위님을 뒤집어 놓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땐.. 제가 이등병때라.. 무엇때문에.. 김중위님이 저렇게 열 받았는지 몰랐습니다..

나중에 듣고 보니.. 김중위님이랑 친하다게 지내다 보니.. 병장 한마리가 말 실수를 하게 된것이죠..
친할수록 조심하라 라는 말이 있는데..

아무튼.. 열 받은 김중위님은 군기확립이 필요하다면서.. 군장을 싸서 밖으로 모두 나오라고 했죠..

자대 들어와서 처음으로 싼 군장이였습니다..

밖에는 눈이 쌓여 추워죽겠는데.. 군장메고..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하고..
상의 탈의하고.. 눈밭에서 구르고..

그렇게 2시간 동안 힘들게 구른 뒤에 다들 내무실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안좋은 내무실 분위기.. 막내인 저는.. 고참들 짐 정리를 하고 있을때..

"쾅.. 아 ㅅㅂ"..

드디어 터졌습니다.. 저 한마디에 내무실 분위기는 더 고요해졌고..

다들 내무실 최고 고참의 행동에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죠..

"ㅅㅂ.. 이건.. 너무하잖아"..

"전병장님 참으십시요.. 이런 일 한두번입니까.. 이렇게 소리지르시다.. 김중위님 또 달려오십니다"..

다들 전병장의 기분을 풀어주고자.. 측근들이 나섰습니다..

"그건 그렇습니다.. 말년 병장인데.. 열외해줘도 됐을텐데 말입니다"..

"이번엔 김중위님 엄청 열 받으셨나봅니다.. 당분간 말 조심해야지말입니다"..

"전병장님 이제 그만 기분 푸십시오.. 곧 전역이시니까 김중위님 안 마주치고 전역하실 수 있잖습니까"..

이때 대화가 미묘하게 이상하다고 느낀 전병장이 되물었습니다..

"뭐?.. 김중위님이랑 뭔 상관이야?"..

"김중위님 때문에 화나신거 아닙니까?"..

"아놔.. 미사 끝났잖아.. 오늘 마지막횐데.. 못봤잖아"..

"........................"..

"........................"..

설마.. 미사 못봤다고.. 이 분위기를 만든 것인가;..

이런 십장생!..
저는 정리하면서 들고있던 방탄모로 전병장의 머리를 찍어내릴뻔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힘없는 이등병일뿐.. 제 생각은 거기서 끝나고 말았지만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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