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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흐르고 흘러.. 눈이 녹고.. 나무가 우거지기 시작하는 8월이였습니다..

산 꼭대기에서는 주말에 할일이 없습니다..

축구?.. 공 한번 잘못차서.. 산 아래로 내려가면.. 공은 포기해야합니다..
농구?.. 많은 인원이 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할것이 없다보니.. 난간에 서서.. 산 아래 보는것이 취미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날의 당직사관님은 주임원사님..

주임원사님의 병사를 위하는 명령이 다시 실행되었습니다..

"근무 안하는 병사들 모아와라"..

뭘 하려고;.. 근무 안하는 병사를;..

"다들 운동을 잘 안하는 것 같은데.. 이중사랑 같이 등산이나 가라"..

"저희 지금부터 농구 하려고 했습니다"..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병장과 상병들..

"그래?.. 그럼 나머지 등산갔다오도록"..

사실 등산가기 싫었지만.. 상병들이 없고.. 그나마 제가 남은 병사 중에서는 최고 선임이였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등산을 하기로 했습니다..

등산.. 등산이라면..

등산(登山)
[명사]
1. 운동, 놀이, 탐험 따위의 목적으로 산에 오름.

인데.. 산꼭대기에서.. 위로 갈곳도 없는데.. 등산은 아니고.. 하산이였죠..

그렇게..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길 따라 내려가다 심심해진 이중사님이.. 길에서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이중사님.. 지뢰있을지도 모릅니다"..

"야.. 여기가 최전방도 아닌데.. 지뢰는 무슨 지뢰야.. 빨리 따라와"..


그렇게 이중사님을 따라가다 물 소리가 들렸습니다..

"야.. 저기서 물소리 난다.. 가자!"..

그리고 보이는 물 웅덩이.. 깊지도.. 그렇다고 얕지도 않은....
흐르는 물살도.. 아주 느리고.. 놀기에 딱 좋은 물 웅덩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물속으로 뛰어들었죠..

그리고 시작되는 물싸움.. 같이 오신 전하사님과.. 이중사님이 가장 신나셨습니다..


후임에게 이사진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신나게.. 놀고.. 이제는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등산을 해야했습니다..

길도 없는 산길을 무작정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중사님.. 전하사님 빨리 올라오십시요.. 해지겠습니다"..

"야.. 전하사.. 저것들 어리다고 우리 놀리는거냐"..

"올라가서 뺑뺑이좀 돌려야될것같습니다"..

사실 길없는 산길을 올라가는 것은 젊은 사람도 힘들죠..

그렇게.. 산길을 오르고 오르다.. 너무 힘들어서.. 쓰러진 나무 위에 걸터 앉았습니다..

그리고 숨을 고르기 위해.. 하늘을 한번 보고 땅을 보는 순간!..

제가 앉은 나무에 붙어있는 물체!..



이.. 이것은.. 설마!.. 불로초라고 불리는 영지?..
이것이 영지버섯인지.. 아닌지는 당장 확인 할 방법이 없지만.. 우선.. 뜯어서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심.. 아니 버섯 봤다~!"..

제가 외친 소리에.. 이중사님과.. 전하사님이 달려오셨습니다..
"판다야.. 그건 뭐냐.. 영지처럼 생겼는데?"..

"저도 영지인줄 알고 뽑은건데.. 잘 모르겠습니다.. 행보관님이 이런쪽으로 잘 아시니까 물어봐야할것같습니다"..

부대의 약초꾼 행보관님..
매일 근무가 끝나고.. 잠시 나갔다 오시면.. 만삼.. 당귀.. 곰취.. 석이버섯 같은 것을 구해오시는;..
절설의 심마니는 아니시지만.. 약초를 잘 아시는 분이셨죠..

"일요일 당직사관님이 행보관님이시니까.. 내일 물어보면 되겠다"..

"이 버섯은 제껀데.. 왜 이중사님이 더 좋아하십니까?"

"야 판다야.. 너는 젊으니까 그런거 안먹어도 되잖어.. 이리 넘겨"..


(영지들고 한컷!.. 늦은 시간에 찍어 어둡길래 티스토리 보정효과를 넣어봤습니다)..
(보정효과에.. 밝아지긴했으나.. 색이 변했군요;)..

그리고 그 다음날.. 행보관님에게 가서 물어봤습니다..
"행보관님.. 이 버섯 무슨 버섯입니까?"..

제가 티비에서 본것은 있어가지고.. 나무까지 잘라서 가져왔었죠..
"이거 영지 버섯이네.. 어디서 구했냐?"..

"산 아래로 등산 갔을때 구했습니다"..

"그래?.. 이따가 나랑 같이 가보자"..


"영지 버섯은 어떻게 먹습니까?"..

"우선 건조해야지.. 그리고 잘게 썰어서 물에 넣고 끓여먹어도 좋지"..


음.. 건조라.. 잘 말려야겠군..
그렇게 영지버섯을 획득한 저는.. 창가에 버섯을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버섯은.. 그날 저녁 도둑맞았습니다;..

"아악 내 영지버섯!"..

과연 도둑은 누굴까요;..

용의자로는.. 같이 따라갔던 중사님과 하사님..
그리고 영지버섯을 찾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오신 행보관님..
그리고 몸에 좋은 것이라면 다 드시는 통신계장님..

제가 영지를 돌로 찍어서 뜯어왔기 때문에..

아마 지금 그 자리에 가면 다시 자라난 영지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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