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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판다의 자대이야기 - 눈 1편

판다(panda) 2009. 10. 6. 00:00


그날은 힘든 근무를 마치고.. 선임들과 함께.. 바람을 쐬러.. 잠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한겨울이라.. 찬바람에.. 오래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안에 있는 것 보다는 밖에 있는것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야 판다야.. 여기 눈 참 많이 왔지?.. 밖에서 이렇게 눈 많이 온 것 봤냐?"..

선임의 말에.. 주위를 둘러 봤습니다..


보이는 것은 온통 눈..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곳도 있는지 몰랐습니다"..

"많이 오긴 이제 시작이야.. 여기 눈이 언제까지 오는 줄 알어?"..

"마지막 눈은 4월까진 오지 않습니까?"..

"여기 눈 5월에도 온다"..

"헉.. 정말입니까?"..

솔직히.. 믿지는 않았습니다.. 5월이면.. 늦봄으로.. 쌀쌀하긴 하지만.. 눈이 오기에는 따뜻한 날씨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등병이.. 선임말에.. "구라치지 마십시요".. 라고 할순없는것 아니겠습니까..

"눈은 언제 처음 오는 줄 알어?"..

"음.. 11월 쯤에 올것 같습니다"..

"아니.. 10월에 와"..

"헉.. 정말입니까?"..


"이자식이 내가 후임이라고 또 뻥치시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등병이기 때문에..
아무말 못 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때는 흐르고 흘러.. 제가 드디어 일병을 다는 5월 달..

밖에는 전에 내렸던 눈이 안녹고 쌓여있어 5월이라고는 믿기 힘든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병을 달았다는 뿌듯함에.. 이곳 저곳 다니면서.. 자랑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무엇인가 떨어졌습니다..

"뭐야.. 비오는 건가"..



"헉.. 진짜 눈.. 5월에도 진짜 눈이 오는건가.. 그때 선임이 말했던게 사실이란 말인가?"..

그냥 살짝 날리는 눈이라면.. 에이.. 이런건 눈도 아니야 라고 할텐데..
점점 크게 떨어지는 눈덩어리;..

일병을 달고 처음으로 한 일은.. 눈 치우기였습니다..

봄, 가을이 없다고 불리는 이곳.. 6~7월이 되서야.. 눈이 다 녹았고..
점점 산들도.. 본연의 색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은 흘러.. 그렇습니다.. 10월 달이 되었습니다..



여름에 계속 내렸던 비와.. 번개로.. 구름만 해를 가리면.. 불안해졌습니다..

"아.. 또 구름이 뒤덮는게.. 비오려나보다"..

그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조금뒤.. 비는 눈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헉.. 진짜 10월에 눈이 오네"..

생활한지.. 1년이 다 되었지만.. 이곳은 정말.. 신기한 곳입니다..


후임들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이야기가.. 저 이야기입니다..
"야.. 여긴 10월에 첫눈오고.. 5월까지 눈온다"..

진짭니다..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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