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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대에 있는 인원은 대략 100명 정도고.. 취사병은 2병이라..

대략 100명의 식사를 취사병 2명이서 해야합니다..
그래서 부대 비번인 인원은 취사장에서 취사지원을 해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이등병, 일병.. 진짜 사람없으면 상병 들어가고..
병장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죠..

아침부터 이등병의 날을 하면.. 병장들이 쫌 들어가줘야하는데..
병장들이 안하니까.. 다시 이등병과 일병들이 취사장 들어가 취사지원을 했습니다..

저도 OJT 교육이 끝나고.. 딱히 부대에서 하는 일이 없어서.. 매일 취사장에서 취사지원을 했었죠..
그것도.. 정비과장님이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

"병장 이xx(취사병) 정비과에 용무있어서 왔습니다"..
"정비과장님.. 사람이 없어서 그런데.. 판다 좀 써도 되겠습니까?"..

"이병장, 힘들지?.. 그래 우리 막둥이 빌려줄께"..


그리고 정비병에서 취사병으로 보직이 바뀐건 아니지만.. 취사장으로 매일 일하러 갔습니다..
밥 물량 맞추기부터.. 고기 볶고.. 양파 까고.. 계란 풀고.. 파 썰고..

저같은 고급인력을 취사장에 그냥 팔아버린.. 정비과장님을 원망하면서..
열심히 일했죠;..
그리고 취사병 선임들이랑 친해져서.. 취사병들끼리 몰래 탕수육만들어서 먹곤했죠..

매일 몇개월동안 그렇게 일하다보니.. 점점 느는건 체중과 칼 솜씨;..
오늘은 뭐다 라고 말하면..저 혼자 준비하고.. 제가 만드는 경우도;..  생기곤 했는데..

그리고 보통 다른 부대와 달리.. 저희 부대에서는 24시간 근무를 합니다..
불침번.. 경계를 제외한 일을 말하는겁니다..

24시간 근무를 하다보니.. 경계근무가 소흘해질수밖에 없고..
파견나온 부대라.. 인원도 적고..

그래서.. 부대 파견요청을 하게되고..
그리고 파견 나오는 부대는.. 산아래에 있는 27사단.. 이기자부대..

군대이야기로 많이 유명하신.. 매번 댓글 베스트에 올라오는 악랄가츠님 소대도 한번 올라오셨다죠..

아무튼.. 저희 부대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이기자소대원들이 식사를 하게됩니다..
제가 항상 취사장에 있던걸 본 이기자 소대원 아저씨가.. 그러더군요..

"저기 아저씨.. 밖에서도 요리사같은 일 하셨어요?"..

"네?.. 저 취사병 아닌데요;".. 

"어? 매일 식당에서 일하는데 취사병 아니에요? 칼질 디게 잘하시던데"..

"네;"..

"야.. 이 아저씨.. 취사병 아니래"..

후.. 이 일은 나중에 후임이 들어오고도 반복되었습니다..
후임도 처음에 취사병인지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간부님들도.. 슬슬 저에게 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판다야.. 정비병하지말고 취사병해라.. 보직변경해줄께"..

핡.. 새벽에 일어나서 밥 준비하고.. 바로 점심 준비하고.. 바로 저녁 준비하느라..
힘든 취사병으로.. 보직변경을;

실제로.. 취사병 2명이 병장..(곧 전역).. 병장(막 병장).. 이라..
취사병 후임이 와야 가르칠텐데.. 없어서 제가 대신 배우게 되었죠;..

3개월동안 취사병으로 일했다가.. 취사병 후임이 4개월 만에 들어와서.. 취사장을 나오게되었고..
그리고.. 저는 다시 정비병 OJT 교육을 하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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