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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판다의 자대이야기 - 관사편

판다(panda) 2009. 9. 19. 00:00
드디어 자대이야기가 시작되는군요..
악랄가츠님의 리얼로그 중에서도 가츠의 군대이야기, 경계파견 上편에.. 등장하는 부대가..
바로 제가 있던 부대입니다..

교육대에서 배출되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부대까지 태워주는 줄 알았습니다..

논산훈련소에서 종군교까지 기차, 버스로 태워주었고..
종군교에서 교육대까지 다시 기차, 버스로 태워주었고..

이제 교육대에서 자대까지 다시 태워줘야하는데..
갑자기 가다가 내리라는 겁니다;..

헉.. 뭐지.. 자대까지 태워줘야지 왜 내리래;..
내려서 전철타고.. 터미널가서 버스타고 가라고 하더군요..

ㄷㄷㄷ;;;;;;..

결국 가까운 전철역에서 내려주고 돌아가느 버스;..
대기하던 인원중에 같은 부대로 전입 받은 사람은 없어서..
혼자 가게 되었죠..

그래도.. 버스터미널까지는 여러명이 가서 덜 쪽팔렸습니다..
나중에 사령부 받은 동기에게 물어보니.. 사령부는 태워줬다더군요;..

아무튼 버스터미널까지 이등병 빵모자에.. 더블백까지 짊어지고 가는 군인아저씨들이..
신기하게 보이는지..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였습다..

신기하게 보기보다는.. 측은한 눈길로 봤던가;..
(언제 전역하려고 지금 이등병이냐? 그런 말소리가 들리는 눈빛;)..

버스터미널에 내려.. 부대에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충성.. 이병 판다입니다.. 지금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춘천가는 버스를 타고.. 가평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무사히 오십시요"..


친절한.. 간부 목소리..(나중에 알았지만.. 군대를 늦게 오신.. 행정병 고참이였습니다)..

그렇게.. 춘천가는 버스에서 졸다가.. 가평역을 지나칠뻔했지만.. 얼른 내려서.. 다시 부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충성.. 이병 판다입니다.. 지금 가평역에 도착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어디로 가는 버스가 있는데.. 그 버스를 타고.. 어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친절하게 말씀해주는 간부님.. 철석같이 간부라고 믿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군부대는 커녕.. 초등학교만 있는 것이였습니다;..
설마 잘못내린건가;.. 다급해진 저는 근처 슈퍼마켓에 들려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저 실례합니다.. 여기 군부대 있지않습니까?"..

"군부대?.. 포병부대라면 몇정거장 더 가야있는데.. 잘 못 내리셨나?"..

"여기가 무슨무슨 정류장 아닙니까?".. "맞는데.. 여기에 군부대가 있나.. 한번도 못 봤는데"..


여긴 공중전화도 없습니다;.. 이왕 실례한거 전화도 빌려 쓰기로 했습니다..
"충성.. 이병 판다입니다..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그쪽으로 사람을 보낼테니 기다려주십시요"..

"감사합니다.. 전화 잘썼습니다"..


얼른 전화를 끊고.. 밖으로 나가서 기다리길 5분.. 저쪽에서 누군가 오라고 손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빠르게 달려가 또 충성을 외치려는 하는데..

"뭐야.. 보안교육 안받았어?.. 밖에서 충성하지 말라는 소리 못들었어?.. 이거 미친거 아니야?"..

"죄송합니다!"..

"크게 외치지 말라고"..

"죄송합니다"..

"따라와"..

자대가기전부터.. 고참에게 갈굼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교육대에서 알려준적이 없었는데;..

따라가다 보니.. 무슨 빌라입니다..
뭔 군부대가 빌라안에있나;.. 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그냥 관사라고 하더군요.. 자대가 산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휴가복귀자 또는 운전병들이 머물으는 곳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신병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충성 일병.. 김xx입니다"..

"알겠습니다.. 야.. 신병 전화받어"..

"충성 이병 판다입니다"..


"어.. 그래 니가 신병이야?"..

"넵.. 그렇습니다"..

"그래? 올라오면 죽었어"
라고.. 강렬한 말을 남기고 끊은 고참;..

그리고 운전병들과 휴가복귀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저는 그렇게 관사에서 운전병 고참들과 휴가복귀한 고참들에게 계속 갈굼을 당해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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