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총도 쏴 봤겠다.. 이제는 수류탄을 던질때입니다..

겨울군번이라.. 날씨가 추워 옷을 쫌 껴입고 갔더니.. 덥더군요..
가는데.. 1시간30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수류탄 훈련장에 도장하자마자 간부가 수류탄의 위력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숙련된 조교가.. 간부의 지시에 맞춰 수류탄을 던집니다..

"쾅~!"..

지축이 흔들린다고 하는게 이런걸까요?.. 수류탄의 위력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구경하는데.. 앉은 자리까지.. 땅이 울렸습니다..

그런 수류탄을 직접 던지게 되다니.. 점점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수류탄 투척 훈련은..
반복적 자세훈련 후에..
연습용 수류탄을 투척한 뒤에..
진짜 수류탄을 투척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손으로 수류탄을 감싸고.. 안전핀을 뽑고.. 그리고 던집니다..
이게.. 간단하지만.. 무척 긴장됩니다..
놓치거나.. 잘 못 던졌을때를 생각하게 되는거죠;..
이런 망상을 하면 안되지만.. 하게됩니다;..

또 흐르는 소문으로는 수류탄 자살 사건이 있었다고..
군복도 밖으로 다 빼입고..(옷 속으로 넣어도 밖으로 빠지게)..
단추도 끝까지 다 잠그고.. (옷 속으로 넣기 힘들게)..

물론 죽으려면 뭔 짓을 못하겠습니까..

아무튼 이런 이야기까지 듣게되니.. 저런 망상을 안 할 수가 없게되죠..
숙련된 조교가 위급상황에 대처를 하게되어있어서.. 그런 일은 없지만..

가끔 다한증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나.. 어깨가 안좋은 녀석들이.. 실수를 한다고 그러더군요;..

반복적 자세 연습..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손에 아무것도 없이.. 던지는 척하는거니까요..
연습용 수류탄.. 이건 화약이 조금 들어있기 때문에.. 터지는 효과만 있고.. 위력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화약이 있으니까.. 조심은 해야죠..
진짜 수류탄을 던지기 전에.. 기간병들 또는 간부들이 조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손바닥에서 땀이 많이나거나.. 어깨가 빠지는 사람 이쪽으로 나와라"..

제가.. 어렸을때.. 팔이 빠진 경우가 종종있어서.. 자신있게(?) 나갔습니다..
"너는 뭐 때문에 나왔냐?"..

"팔이 자주 빠져서 나왔습니다"..

"얼마나 자주 빠지는데?.. 마지막으로 빠진지가 언제야?"..


막상 팔 빠진적은 오래되어서.. 마지막으로 빠진 날짜를 말하니까..
던지고 싶으면 던지라더군요..

훈련소에서 못 던지면.. 거의 던질 일이 없다고 해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동기들이 저를 쳐다보더군요..
"야.. 너 팔 안좋냐?"..
"야.. 내 사로에서 멀리 떨어진곳에서 던져라"..


중,고등학교 체력장할 때 멀리던지기에서..
한번도 15m 밖으로 던져보지 못 한 저입니다..(왼손으로 던지면 30m 날라가더군요..)
그런데.. 이건 공이 아니라.. 수류탄이라.. 무리하게 왼손으로 잡고 던지가 그런겁니다..
연습은 계속 오른손으로 했거든요;..

수류탄 위력을 보여줄때에는 땅 위에 던졌지만.. 훈련병들이 던질때는.. 사로 앞 호수에 던집니다..

물 속에서 터지는 수류탄의 모습은..
전쟁영화나 영화에서 많이나오는 물속에서 물 튀어오르는 장면이랑 거의 같습니다..

수류탄 투척 사로는 깊이가 약간 있고.. 사로 바닥에 기울기가 있으며..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안에 떨어져도 구멍으로 수류탄이 흘러갈수있게..
그리고 숙련된 조교가 발로 차서 구멍으로 빼내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연습을 합니다..

드디어.. 제가 던질 차례가 왔습니다..
간부의 호령에 맞춰서 수류탄 핀을 뽑고.. 투척을 외치면서 던졌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이 떨어져서 사로 안으로 숨었음에도 불구하고.. 땅울림이 심했습니다..

제 손에서 수류탄이 날라가고.. 그게 터졌고.. 저는 안전하고.. 그런생각이 드니까..
그제서야.. 짜릿한 느낌이 나더군요..

훈련도 다른 훈련보다 쉽고.. 빨리 끝났고.. 위험하지만.. 한번쯤은.. 해볼만한 훈련이였습니다..

아래 보이는 군대이야기 태그를 누르시면.. 다른 군대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늘 요약..

1. 진짜 긴장 됨..

2. 가까이 던지면 위험하고.. 물 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