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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판다의 자대이야기 - 눈 3편

판다(panda) 2009. 10. 17. 00:00
시설병 일을 할때가.. 8-9월..
행정병 일을 할때가.. 9-10월..

푸르른 하늘.. 서서히 흐려지는 날씨..


"얘들아.. 비오려나보다.. 나가서 관측해라"..

어김없이 들려오는 정비과장님의 말소리..

날씨가 흐려지거나.. 비가 오면 시작되는.. 날씨관측!..
몇개월 전.. 번개를 맞고.. 고장난 장비때문에.. 고생해야했던 날들을 생각하며..

각자의 위치로 흩어졌습니다..
(선임들은 보통 내무실 안에서 편하게.. TV와 창문을 번갈아 보면서 있었죠)..
제 위치는.. 막내라서.. 입구 바로 앞쪽..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옷이 젖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서서히 내리는 비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 비 또 오려나보네.. 제발 새벽에만 내리지마라"..

"판다야.. 너 그냥 서있지말고.. 의자라도 놓고 앉아서 봐라"..

친하디 친한.. 취사병 선임의 권유로.. 저도 그나마 편하게.. 의자에 앉아서 비 구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빗줄기가 서서히 약해지면서 그쳐가는 것이였습니다..

"앗싸.. 오늘은 번개도 안치고.. 비도 빨리 그쳤고.. 아주 좋은데".. 라고 외치고 있는데..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거 뭐야?"..
헉.. 이것은.. 이것은.. .. 설마.. 그럴리가.. 그냥 어디서 스티로폼이 날렸나?..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점점 하늘에서 쏟아 붓는 눈..

자대에 처음 왔을때.. 선임이 했던 그말..

"여긴 10월에 눈와.. 그리고 5월까지 와"..

으헉.. 그 말이 사실이였던가.. 그냥 이등병 놀리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다시 눈 치우기 시즌인가;.. 제길..

군대오기 전까지.. 정말 정말 좋아했던.. 눈..
이젠 비님과 함께.. 나의 주적이 되어 버린 눈님..

전역하면 눈 없는 나라로 이사가야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 눈님을 저주하면서..

아래는.. 눈에 관련된 군대이야기 글인데..
군대일기 수양록 '9월의 첫 눈' 사실일까? 라고 탐진강님이 쓰신 글입니다..

옛날에는 9월에 첫눈이 왔다고 쓰여있더군요..
9월의 첫 눈이라.. 10월의 첫 눈보다.. 더 끔찍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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