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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00일 휴가를 나가는 당일이 되었습니다..

휴가 계획서를 작성하고.. 휴가 서약서에 서명하고..
그리고 휴가 신고를 하고.. 출발..

휴가 계획서에는.. 휴가를 가서.. 어디서 무엇을 하고 놀껀지.. 어떻게 연락하면 되는지..
를 적어서.. 부대에서 연락을 바로 할 수 있게 적으라고 하는데..

군인이.. 휴대폰도 다 해지하고 왔는데.. 부모님 핸드폰 빌려서 다닐 것도 아닌데..
그냥 부모님 휴대폰 전화로 적었습니다..

휴가 서약서.. 이게 있는 부대는 거의 없을 것 같은데..
다른 부대에도 있는지 없는지는.. 다른부대에 안가봐서 모르겠네요..

휴가 나가서.. 부대에 대한 일을 말하지 말라는 그런 서약서입니다..
서약서에.. 사인하고.. 사실.. 이때는 고참이 보여주지도 않고.. 사인만 하라고 해서..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런 내용들이 잔뜩 써있더군요..

그리고 부대장님에게 신고를 하게되었습니다..

"충성 신고합니다.. 육군 이병 판다는 몇월 몇일 부로 100일 휴가를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어.. 그래.. 벌써 그렇게 되었나?.. 첫날 신고할때.. 전투화끈도 못 묶었는데.. 잘 적응 했지?"..

"이병 판다.. 넵.. 그렇습니다.. 


아놔.. 좋은날 기분을 망치게.. 그 얘기는 왜 꺼내서..

저희 부대의 위치가 산꼭대기다 보니.. 산에서 출발하면.. 하루 손해를 보게되죠..
그래서.. 일과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신고를 하고.. 산 아래로 차를 타고 내려갑니다..

그리고 산 아래 관사에서 잠을 자고.. 그 다음날부터 휴가 첫날을 보내는 것이죠..

그렇게 관사에 내려갔습니다..
관사에서 지내는 수송부(운전병들).. 병사들 보다.. 계급이 낮으면.. 관사에 있는게 괴롭습니다..
밥도.. 해야하고.. 청소도 해야하고.. 고참이 시키는 것은 다하고;..

"어이 판다.. 휴가나간다며.. 좋겠네.. 그 좋은 기분으로 노래 한곡 해봐"..

"비 내리는 호남선~"..


바로 노래 안부르면.. 또 갈굼으로 이어지니까..
해봐라는 말이 끝나자 마자.. 바로 노래를 불러 편하게 넘어갈수있었죠..

그렇게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출발 준비를 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떠나기 전에.. 들려오는 고참의 한마디..
"관사에 복귀할때.. 먹을거 사들고 오는거 알지?"..

당시에는 농담이였지만.. 이등병에 귀에는.. 안사오면 죽어.. 라고 들렸습니다..

제 수양록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음.. 휴가 첫날에는 게임을하고.. 둘째날은 소설책을 보고.. 그리고 친구들 보고 해야겠다"..

저렇게 보냈으면 했는데.. 할머니가 아프셔서 병원에 있다는 소식에 휴가 기간 동안 계속 병원에만 있었죠..

병원에서 할일도 없으니까.. NDS로 게임하고.. 소설책보고.. 정말 수양록에 적은 내용대로 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흐르고 복귀할 때가 되었습니다..

다시 복귀 생각하니까 암울하더군요..

돌아오면서.. 관사에서 들었던 한마디에.. 먹을거리를 잔뜩사서 관사에 복귀했습니다..

"야.. 진짜 사오면 어떻게"..
"이놈 A급 병사야"..


전에.. 자대 처음 왔을때.. 휴가 복귀자들이 안사왔으면 엄청나게 갈구는 것을 봤는데..
말을 저렇게 하는 고참을 보고.. 속으로는 "사기 싫었어".. 를 연발했죠..

그렇게 잔뜩 사온 음식으로 저는 폐급에서 A급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물론 수송부 운전병들 사이에서만요..

그렇게 100일 휴가는 눈 깜빡하니까 끝났죠.. 정말 순식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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