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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 엄청 많은 훈련병들이 훈련을 받고.. 식사를 하고.. 잠을 잡니다..

그 많은 훈련병이 밥을 먹으려면..
식당 또한 크기가 커야하고.. 밥을 하는 솥이나.. 기타 다른 장비도 커야하겠죠..

삽으로 밥을 한다는 것이 사실이였습니다.. 

 
사실 삽으로 밥한다는 것은 훈련소 들어가서 처음 알았죠..
흔히 보이는 삽이 아니라.. 위생적인.. 삽으로.. 일반 삽하곤 틀려서 안심했습니다..

벌써 훈련소에 들어온지 시간이 꽤 지났고..

11중대에서도.. 1소대, 2소대, 3소대가.. 배식소대를 이미 했으며..
이제 4소대인 저희 차례가 온 것입니다..

배식소대가 하는 일은.. 이름에서도 알수있듯이.. 훈련소의 취사병들이 밥을 하면..
그것을 훈련병들에게 나눠주는 역활과.. 먹고 남은 식판.. 포크숟가락을 씻는 역활을 하는겁니다..

3소대 그러니까 11중대 3소대 145번 훈련병..
제가 안 잊어버리려고 수양록에 썼죠..

저희소대는 비만소대니까.. 반찬량을 덜 줍니다..
그때의 반찬은 소시지야채볶음..
그런데.. 저희 소대 다른 녀석들에게는 5개씩 주면서.. 저는 2개를 주는겁니다.. 
당장 따졌죠..
"야.. 나는 왜 2개만 줘.. 3개 더 줘"..

"너는 다른얘들보다 야채 많이 줬잖어"..


갑자기 오르는 혈압.. 이녀석은 야채와 소시지를 동급취급하는 녀석이였습니다..
그때부터..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내가 배식소대되면.. 너는 확실하게 차별해서 주마..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서 결국 저희 소대가 배식소대가 되었고..
제 역활은.. 설겆이 담당.. 핡.. 복수를 해야하는데..
저의 복수는 그렇게 물 건너갔고.. 그 추운 겨울에.. 찬물만 나오는 식기세척장에서..
포크숟가락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설겆이 부분 중에서도 제 역할이 포크숟가락 닦는 역할이였거든요..

그리고.. 포크숟가락을 닦는 자가.. 설겆이 팀의 대장인것입니다..
항상 밥먹으로 가기전에.. 노란바구니.. 줄여서 노바를 들고 다녀야합니다..
대장이여서 좋은 것은 없습니다.. 그냥 벌점 덜주고.. 상점 더 준다는 점?..
하지만.. 훈련소에서 상,벌점 모아봤자.. 거기서 거기라;..

아무튼.. 노바 안에는 고무장갑, 앞치마, 세재, 수세미 등이 있고..
바구니 안의 물품을 항상 사수하고.. 관리해야합니다..

다른 중대에서 훔쳐가는 일들이 종종 있거든요.. 빌려가서 안가져오거나.. 뭐 그런거죠..
식판은 중대원 숫자에 맞춰서 보관하기 때문에.. 없어질 이유가 없는데..
가끔 포크숟가락이 몇개씩 사라지곤 합니다.. 다른 중대에서 가져가는 것이죠;.. 몰래..

그럼 저희도 역으로 몇개씩 가져오곤 합니다.. 후훗.. 그바닥이 다 그런것이죠..

겨울에 설겆이를 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점을 꼽는다면..
바로.. 포크숟가락 닦기입니다..

이유는.. 포크숟가락에 있는 포크부분이.. 고무장갑에 자꾸 구멍을 낸다는거죠..
다른얘들 멀쩡하게.. 고무장갑 끼우고.. 잘 닦는데.. 저는 자꾸 구멍 뚫린 고무장갑에 물들어와서;..
손가락 얼어 붙는줄알았습니다;..

그 다음 식사시간에.. 얼른 고무장갑을 바꿔치기 해서 다른걸 끼우지만..
어떻게 알고 왔는지.. 자기가 쓰던 고무장갑이 아니라고 바로 바꿔달라고 하더군요.. 치사한놈들;..

그렇게 저의 손가락은 포크부분에 찔려 붏게 닳아오르고.. 얼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에 군대 가신 분들이 하는 말이.. 여름에 군대가지말라고 하는데..
겨울에도.. 군대가지 마세요.. 이것저것 때문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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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요약..

1. 그냥 일반소대가서 밥이라도 잘 챙겨먹는게 이득..

2. 손 시려서.. 여름에 군대가는게 좋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