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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판다의 자대이야기 - 야식편

판다(panda) 2010. 11. 4. 00:01
저희 부대는 다른 부대와 달리..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경계근무하면.. 당연히 24시간 근무겠지.. 가 아니라..

경계근무, 불침번을 제외한 근무를 24시간 동안 합니다..

그래서.. 따로 근처 부대에 통보하여.. 부대 경비를 맡기곤 합니다..

그렇게해서 올라오신 분이.. 바로 악랄가츠님!..

아무튼..

24시간 근무를 하다보니.. 아침 6시.. 점심 12시.. 저녁 6시.. 를 먹고 나면..

저녁 6시부터.. 아침 6시까진.. 아무것도 못 먹고 굶게 되는것이죠..

"그럼 P.X 가서 사먹어.. 그럼 되잖아"..

그렇죠.. 근무시간이라도 몰래 P.X.. 가서 사먹으면 되죠.. 그럼 됩니다..

하지만..

제 군대이야기 글을 계속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파견부대이다 보니.. P.X가 없고..

"그럼 황금마차는?.. P.X 없으면 황금마차 오잖아".. 


여름에 비가 많이와서.. 겨울엔 눈이 많이 와서.. 미끄러질까봐..

산 꼭대기론 못 온다라는 간부님들의 거짓말은 안드로메다에 날려버리고..

부대 자체가 파견부대라서.. 부대의 정확한 위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못 오는것이죠;..

아.. 황금마차 육군소속이죠?..

저희 부대는 국방부 예하부대라.. 공군, 해병, 해군, 육군이 다 있어서.. 안왔을지도 모르겠네요..

P.X 가 없다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장문이 되어버렸네요..

다시 아무튼..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야식을 근무자를 위해서.. 해야했습니다..

그럼.. 다시 밥을 만들고 반찬을 만들어서 주냐?.. 그것도 아닙니다..

취사병들도 쉬어야죠.. 어떻게.. 아침 4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저녁까지 하는데.. 힘든 취사병들을 어떻게 시킵니까..

그래서 그날 야간 근무를 안하는.. 그러니까.. 일찍 자는 병사들을 뽑아서..

야식을 만드는 특수분대를 만들어 야식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부대에서 따로 야식비가 나오기 때문에.. 그 야식비로.. 라면을 사곤 했는데..

라면 40개씩 끓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진출처 - http://cafe.daum.net/thddl74/Akz/16959?srchid=IIMqtBKQ100

"사진처럼 한번에 다 삶으면 되잖아"..

라면 물양, 맛은 둘째치고.. 야근자만 먹는게 아니라.. 먹고 싶은 부대원이 다 먹는거기에..

한번에 끓이면.. 바로 못 먹는 사람도 생기고.. 그러면 라면은 불어터지고;..

그래서 한번에.. 조금씩.. 여러번 끓여야하는데.. 그렇게 끓이다 보면.. 물이 쫄고.. 물이 없어서 물을 더 넣으면..

맛이 없어지고.. 맛이 없어지면.. 스프를 넣고.. 그렇게 넣다보면.. 스프도 떨어지고..

얼마나 정확하게 물과 스프의 배분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제가 야식분대에 배정 받았을때.. 스프가 떨어지면..

저는 전직 취사병이였기 때문에.. 고춧가루와 소금을 이용해서 간을 맞추곤 했습니다..

그리고.. 일이 끝남과 동시에.. 남은 라면 섭취..

물론 중간에 만들어주면서 먹기도 하지만.. 저도 일했는데.. 먹어야죠..

그렇게.. 야식을 하고.. 나날이 살이 쪄가는 판다였습니다..

매일 매일 야식을 만드는데.. 라면만 먹으면 지겹습니다..

그럼 뭘 만들어 줘야할까요?..

그래서.. 간부들이 생각해낸것이.. 국수였습니다;.. 국수가.. 먹고 싶었던 것이지요;..

국수는.. 육수가 있어야하는데.. 요건 취사병이 미리 끓여 놓기 시작합니다..

그래야 맛있는 육수가 나오니까요..

야식분대가 하는 일은.. 고명과.. 국수삶기 입니다..

국수 삶는 것이야.. 라면 삶을때부터.. 단련되어왔던 것이라.. 아주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찬물에 씻으면 그게 끝이였죠..

하지만.. 야식에 쓸 수 있는 고명은.. 부식으로 남은 애호박, 계란, 당근..

요것도 부대원이 다 먹을 수 있을 만큼.. 만드려면.. 아주 힘듭니다..

적당히 썰은 애호박, 계란, 당근을.. 간장에 살살 볶습니다..

그리고 육수와 함께.. 올려서 주면 되는것이죠..


사진 출처 - 신랑이 만들어준 술술 잘 넘어가는 국수 한 그릇~~

국수는 라면과 달리.. 육수 국물이 충분하기에.. 중간 중간 시간이 남습니다..

그럼.. 만들고 있던.. 혹은 만들었던 고명을..

햄버거빵에.. 넣고..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이건 정말 맛있습니다..

생각난김에.. 내일은 빵과.. 야채를 사서.. 만들어 먹어봐야겠습니다..

군대에서.. 사진 촬영이 자유롭게 가능했으면.. 이런것도 찍어두고 했을텐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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