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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이야기

판다의 자대이야기 - 꾀병편

판다(panda) 2012. 8. 22. 00:01

오랫만에 군대이야기 글을 쓰네요.. 아래 동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이건 워낙 짧은 기간의 일이라 수양록에 안적혀 있더군요.. 아마 이 동영상을 안봤더라면 기억하지 못했을겁니다..

 

 

동영상 잘 감상하셨나요.. 오늘 이야기할 내용은 꾀병편입니다..

 

동영상은 롤러코스터2 푸른거탑 중에 한장면인데요.. 동영상이 짤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제 동기중에도 한명 저렇게 꾀병 부리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뭐 말년인데 그정도는 대부분 열외시켜주잖아..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것 같은데..

 

그때는 정확하게.. 자대 들어온지 2일만이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등병일때였죠..

 

 

저는 부대에 일찍 들어온편입니다.. 제 한달 선임이 저보다 자대에 늦게 오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말이죠..

 

아무튼.. 제가 자대생활하고 2달? 만에 보는 동기였을겁니다..

 

이 꾀병친구를 포함해서 3명인가 들어왔었는데..

 

첫날은 부대장, 주임원사님의 면담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이 꾀병친구는 이렇게 생각했을겁니다..

"여기서 사람이 살 수는 있는건가?.. 완전 낙후지역인데?"..

 

완전 낙후지역.. 맞긴 맞습니다.. 최전방도 아니고.. 그렇다고 후방도 아니고 애매한 위치에 있는터라..

 

부대를 폐쇄하고 다른 부대로 통합할지도 모른다.. 라는 말까지 나왔으니까 말이죠..

 

보이는건 산과 구름.. P.X도 없고.. 군생활은 깜깜할 정도로 많이 남아있으니 더욱 그랬겠죠..

 

 

이 친구는 다음날부터..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야 신병!.. 너 어디 아프냐?"..

 

"네.. 제가 선천적 저혈압으로.. 어쩌구 저쩌구~"..

 

그 꾀병 친구와 같이 자대에 온 동기들 조차.. 선천적 저혈압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더군요..

 

같이 훈련받고 할때도 멀쩡했는데.. 왜 자대 올라와서.. 그것도 올라오자마자가 아니라.. 그 다음날 부터!..

 

면담할때도 특이사항이나 병명이 있나를 물어봤었는데.. 그땐 대답도 안하더니.. 왜 다음날에!..

 

 

그 시간 이후로.. 그 친구는 관심병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동기는 자대 적응을 하기 위해 교육을 받았지만..

 

이 친구는 교육 받다가 올라와서 내무실에서 쉬고.. 또 뭐하면 쉬고.. 쉬고 하더군요..

 

그리고 진급에 관해서는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드시는 주임원사님이..

 

신병, 관신병사들을 모아 주말에 유적지 등을 구경시켜줬습니다..

 

아래 내려가서 동기들끼리 있을때는 멀쩡하다가.. 자대만 올라가면 저혈압이라고 픽 쓰러지고;..

 

 

그때 저와 동기들은 느꼈습니다.. "아 이자식 꾀병이구나"..

 

결국 참지 못한 선임들은 주임원사에게 이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주임원사는 그 친구와 면담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는 "저혈압인 사람이 산 꼭대기에서 생활하기 너무 힘들다".. 라고 말했고..

 

주임원사는 부대장과 상의를 통해.. 본부중대로 그친구를 전출 시켰습니다..

 

본부중대는 산 꼭대기에 있는 저희 부대와 다르게.. 산아래.. 그것도 서울 외곽지역에 있어서 아주 좋은곳이죠..

 

저도 이 산 꼭대기가 아닌.. 본부중대에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거긴 뒷배경이 없으면 갈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본부중대 말고는 대부분 산 꼭대기에 위치한 부대가 많은터라.. 본부중대로 전출 시켰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제가 부대에서 일을 하다 본부중대로 출장을 가게되었는데..

 

본부중대에 있던 제 동기를 만나게 되었고.. 그 동기를 통해.. 그 꾀병친구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 걔 지금 없어"..

 

"왜?"..

 

"여기와서 발작일으키고 막그러더라고.. 그래서 병원보냈는데.. 아무이상 없다고 다시 왔더라고"..

 

"그래서?"..

 

"휴가 갔다오더니.. 어디서 막 정신질환 이런거 진단서 가지고 와서 지랄하길래 심신장애제대시키던데"..

 

"와.. 대단한놈이네"..

 

정신질환;.. 이게 저희 부대 올라가서 생긴거라더군요..

 

저희부대에서 심적으로 갈궈서 생긴거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니 부대에서 아프다고 해서 교육도 안하고 올라가서 쉬라고 한게.. 그게 그렇게 부담이 된건가;..

 

아무튼.. 정말 대단한 놈이였습니다.. 제대하려고 정신병자까지 하고 말이죠..

 

 

지금은 뭐하고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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