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자대이야기 - 정비후임편
드.. 드디어.. 정비병 후임이 산 아래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리모델링을 시작한지도 벌써 2개월..
병장이 되어버린 저에게도.. 정비병 후임이 들어왔습니다..
"판다병장님 축하드립니다.. 이제 막내 탈출이지말입니다"..
"오면.. 암기의 달인을 만들어주겠어.. ㅎㅎㅎㅎ"..
"설마.. 그걸 다 외우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당연한것 아니야? 그럴려고 만든건데 크크크크크"..
"이녀석 갑자기 불쌍해지는데 말입니다"..
후임을 특A급 병사로 만들기 위해.. 오기 6개월 전부터 진행했던 프로젝트!..
그 프로젝트란..
제가 받은 정비관련 교육만.. 2개월..
그리고 전산관련 교육 1개월.. 통신관련 교육 1개월..
앞으로.. 3개월 뒤에 전역인데.. 교육시간은 4개월..
4개월 교육과정을 단기속성으로 가르칠수도 없기에..
생각해낸 방법이.. 이럴때는 이렇게.. 저럴때는 저렇게 해라.. 라는 문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장 한장.. 쓰다 보니.. 어느새 200page가 넘어갔고..
6개월동안 노력해서 정비/전산/통신 관련 정비지침서를 만들었습니다..
"오오.. 이것만 있으면.. 교육시간을 많이 줄일수있겠지.. ㅎㅎ.. 오기만 해라.. 200page 분량을 외우게 할테다"..
"흐흐흐.. 늦게 온 벌이다.. 못 외우면 군대가 얼마나 힘든곳인가 알려주마"..
그렇게 혼자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때.. 정비과장님이 제가 만든 정비지침서를 보게되었습니다..
"판다야.. 그건 뭐냐.. 어디 한번 보자"..
"후임이 언제 올지 몰라서 만들었습니다"..
"저 전역할때 쯤 오면 교육도 못 시키고 나갈것 같아서 참고하라고 만들어봤습니다"..
"이거 잘만들었는데.. 더 꾸미면 좋겠다.. 표지도 만들고.. 목차도 만들고 해봐"..
정비과장님이 말씀하신대로.. 표지와 목차를 만들고.. 완전한 책 한 권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정비과장님은..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본부에 제출하고.. 포상을 받았다는 소문이;..
다음날.. 부대로 올라온.. 저의 첫 후임.. 제가 전역하면 3개월 뒤에 정비과 왕고가 되는 터라..
오기전 부터.. 갈궈야지.. 괴롭혀야지.. 못살게굴어야지.. 악마가되어줄테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후임의 모습이..
"쟤 키가 몇이냐.. 왜 저리커.. 몸봐.. UFC 선순가;"..
"저건 신병이 아니라 '신병기'지 말입니다.. 전형적인 파이터 몸매에 눈빛이 날카롭습니다"..
"판다병장님.. 악마가 될 준비하시다가.. 죽을지도 모르시겠습니다"..
"안돼.. 이럴수는 없어!"..
그리고 몇일 뒤 시작된 교육..
"야.. 이거 다 외워라.. 못 외우면.. 못 잔다"..
"예.. 알겠습니다"..
"아참.. 언제 전역이냐?"..
"2008년 7월 4일 입니다"..
"앜ㅋㅋㅋㅋㅋㅋㅋ(악랄가츠님 말투) 그날이 올것같냐?"..
그순간.. 변하는 후임의 눈빛..
"오겠지;.. 올꺼야.. 잘 견뎌내라.. 아하하하;;"..
고참에게 당한것을 그대로 해보려고 했는데.. 이녀석 안통합니다..
저는 후임복이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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